제가 안예 까페에서 “대중을 위한 과학적 설명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동화” 라고 몇 번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대학교 학부생 시절, 일반 물리였는지 현대물리였는지는 생각안나지만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적이 있습니다.

”여기서 내가 책과 함께 가르치는 것은, 사실 거짓말이 많이 섞여있다. 물리의 발전 역사와 여러분의 물리학에 대한 수준을 고려해 볼때 물리를 기초부터 가르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방법이다. 여러분이 알고 있던 지식과 비교해 의구심을 가지거나, 배우는 내용 자체에 대해서 의심하고 질문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많은 부분은 적당한 선에서 넘어가겠다. 더 자세한 것은 차후에 배울 수 있다”

심지어 석사과정 양자역학 시간에도, 교수님께 어떤 질문을 했더니 “아주 좋은 질문” 이라고 말씀하시고 한참을 고민하시더니 “지금은 설명할 방법이 없다. 정 궁금하면 따로 찾아와라” 라고 하시며 넘어가신 적이 있습니다.

전공수업에서도 그런데, 하물며 대중을 위한 간단한 기사나, 요약, 책에서 모든 것을 완벽하게 설명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설명을 “동화” 라고 부르는 거지요.

물론,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의 지적 수준을 폄하한다던가 과학은 덮어놓고 믿으란 뜻은 아닙니다. (제가 바라보는 다른 많은 학문들도 사실 “동화”에 가깝겠죠) 과학에 대한 글을 많이 접하고, 의심하는 것은 매우 좋은 현상입니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 “과학이론이 틀렸다” 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과학연구들은 많은 전문가들이 평생을 통해 훈련하고 공부하고 또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서 연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잘못된 방법의 연구를 방지하기 위해 스스로 그리고 서로 의심하는 것을 훈련받고 또 시스템화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마음속에 의심을 가지는 것은 매우 훌륭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잘 모르지만 못 믿겠다고 주장하던가 잘 알기위해 노력을 하면서 그 노력에 상응하는 주장을 해야 합니다. 마x님이나, 키x님이나 contxxx님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이 아는 것으로 충분하다” 라는 착각입니다. 상식 운운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모습입니다. 그 주장의 결과가 맞는지 틀린지는 전 큰 관심이 없습니다. 과학계에서도 그 주장의 결과가 맞느냐는 문제는 물론 중요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 주장의 방법과 과정이 옳으냐에 비하면 아주 하찮은 일입니다. “과학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의미한다” 라는 말에는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동의할 것입니다. 그래서 “과학이란 과학적 방법에 의한 연구” 저의 동어 반복의 정의에도 반대하는 과학자를 본적이 아직 없습니다.

진화론은 상당히 어렵고 광범위한 학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진화론” 보다는 “진화학”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합당하다고 생각하죠. 진화론을 한 두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그 한 두 문장이 진화론을 대변할 수는 없습니다. 진화론을 “안다” 라고 말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진화론에 대한 공부를 한 후에 그 정도에 따라 “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겁니다.

물론, 유사과학에 빠진 사람들은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냥 주절거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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