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역망막이나 후두신경에 대해서 “단점이 있어도 잘 살고 있다”거나 “단점이 아니라 장점이 되었는다”라며 진화를 부정하는 주장은 진화론을 이해 하지 못하고 “단점” 이라는 단어에만 매달리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역망막의 효율적인 구조
척추동물의 눈이 역망막이라는 재미있는 (혹은 불합리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는 사실은 진화의 대표적인 증거로 꼽힙니다. 점진적으로 일어나는 진화의 특성상 오래전에 발생한 구조가 불합리하더라도 되돌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이 주장의 골자입니다.
최근 인간의 눈의 우수성들과 효율적인 구조가 밝혀지면서 창조설자(마X)들은 이것을 진화론에 대한 공격거리로 삼고 있습니다.
http://www.creation.or.kr/library/itemview.asp?no=6118
http://www.kacr.or.kr/library/itemview.asp?no=2978
사실 이러한 창조설자들의 주장은 여러 단계에서 쉽게 반박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인지부조화에 빠진 사람들은 이해 못하겠지만 말이죠.
최근에 안예까페에 마X가 들고온 얘기를 살펴볼까요?
http://www.bbc.com/news/science-environment-31775458
http://www.ncbi.nlm.nih.gov/pubmed/25607186
Color sorting by retinal waveguides
Light is being detected by the two distinct types of photoreceptors in the human retina: cones and rods. Before light arrives at the photore- ceptors, it must traverse the whole retina, along its array of higher-index Müller cells serving as natural waveguides. Here we analyze this optical process of light propagation through Müller cells by two independent opti- cal methods: numerical beam propagation and analytical modal analysis. We show that the structure and refractive index profile of the Müller cells create a unique spatio-spectral distribution of light. This distribution corres- ponds to the positions and spectral sensitivities of both cones and rods to improve their light absorption.
정리하자면 망막앞에 놓인 신경세포중에 Müller cells가 빛을 모아서 망막의 광수용체 중에서 상대적으로 수가 적고 색깔을 감지하는 cones에게 전달하여 효율설을 높인다는 것입니다. 이런 Wave guard 로서의 Müller cells의 역할은 이미 오래전부터 얘기되어 온것인데, 이번 논문은 두가지 점에서 의의를 가집니다. 첫번째는 단순히 빛을 모아주는 것 뿐이 아니라, 낮시간에 많은 파란빛은 최대한 걸러내고 cone에 최적화된 빛을 전달해 준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이러한 Müller cells 의 역할을 시뮬레이션과 3D현미경 관찰을 통해서 증명했다는 것이죠.
정말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인간의 눈은 한정된 자원을 잘 이용하는 “매우 효율적인 구조”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이 논문은 작년 광학회에에 보고 되었고 올해 미국 물리학회에서 발표되었습니다.
몇몇 기사에서 이러한 결과가 왜 인간의 눈이 역망막 구조인가라는 수수께끼가 풀렸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다소 과한 표현이죠. 생물학자들의 반응을 예상해 보자면
인간의 눈의 효율적인 구조에 대한 우수한 연구이다. 하지만 이 효율성을 역망막 진화의 원동력으로 볼 수는 없다.
즉, 진화론의 입장에서 “역망막으로 진화”하도록 만들어 졌다기 보다는, 역망막으로 진화한 후 효율적으로 진화한 것으로 봐야합니다.
창조설자가 모르는 것 들 ( 혹은 무시하고 싶은 것들 )
이것이 창조설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진화론이 틀린 이유는 될 수 없습니다.
자 왜 그런지 몇가지 이유를 생각해 봅시다.
- 대부분의 포유류는 색을 보지 못한다. 그러니까 별로 그런 구조가 필요없습니다. 이 구조는 그냥 전체 빛의 양을 줄일 뿐이죠.
- 한정된 자원에 대한 효율적인 구조이지 “최상의 구조”는 아니다. 그리고 여전히 맹점등의 단점이 존재한다.
만약 이 눈이 설계된 것이고, 설계자가 한정된 자원을 이용해야만 하는 기술자가 아니라면, 단점을 감수해 가면서 이런 복잡한 구조를 취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망막을 앞으로 놓고 cone이 더 색을 더 잘 인식하도록 만들면 됩니다.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있다면 효율적인 설계로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괴팍하거나 웃긴 설계”인거죠. - 단순히 “단점을 가진 기관”이 진화론의 증거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다른 생물에 대한 다방면의 연구를 통해서 “단점을 가지고 계속 진화한 것으로 보이는” 구조여야 하는 것이죠. 역망막과 후두신경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 같은 논리로,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켰다거나, 단점에도 불구하고 잘 살아남았다는 것은 역망막이나 후두신경이라는 진화론의 증거를 격하시키지 못합니다. 이미 “단점을 가진” 기관은 진화론을 지지하는 것이고, 그 단점에도 불구하고 잘 살고 있다거나 효율적으로 극복하는 것은 또다른 진화의 모습인거죠. 예를 들자면, 어릴때 사고로 눈을 잃었지만, 청각을 훌륭히 키워서 훌륭한 음악비평가가 되어서 크게 성공했다고 합시다. 우리가 보는 것은 이미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고 성공한 사람이지만, 그것이 눈을 잃는 사고가 없었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 눈을 잃은 것이 하나님의 설계라는 주장은 있을 수 있겠죠. 그럼 일종의 유신 진화론이 되겠군요. )
3번이나 4번에서 설명한 것 처럼 “잘 사는데?”, “오히려 좋은데?” 라는 창조설자의 주장은 “진화론”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단점”이라는 단어에 매달려서 허수아비를 공격하는 헛소리일 뿐입니다.